2025년 6월에 떠난 아티스트들: Sly Stone, Brian Wil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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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에 떠난 아티스트들: Sly Stone, Brian Wilson

3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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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에 떠난 아티스트들: Sly Stone, Brian Wilson

음악계의 큰 별들이 졌습니다. 펑크(Funk) 록의 선구적 밴드 Sly & The Family Stone의 주축 Sly Stone, 그리고 캘리포니아 서프록의 상징적 밴드 The Beach Boys의 리더 Brian Wilson이 그들입니다. 두 아티스트를 추모하며, 지금까지 이들이 남긴 음악적 유산을 살펴봅니다.

평등과 융합의 상징, Sly Stone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의 중심에는 서태지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Sly & The Family Stone이라는 이름만 봐도 이 그룹에서 Sly Stone의 역할이 어땠을지는 자명합니다. 그는 팀을 이끄는 리더였고, 음악적인 핵이었으며, 밴드를 상징하는 인물이었습니다.

그가 이끈 밴드 Sly & The Family Stone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이들이 결성 초기인 1967년부터 흑인과 백인, 남자와 여자를 가리지 않고 모두가 함께 어우러진 혼성 밴드의 형태를 유지했다는 겁니다. 지금도 흔치 않은 포메이션인데, 흑백 갈등이 더 심했던 당시는 오죽했을까요?

지지층도 많았지만 반발 세력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당시 흑인 민족주의를 표방했던 흑표당으로부터 백인 멤버를 제외하라는 압력까지 받은 Sly였지만, 그는 완강하게 밴드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흑백과 남녀가 뒤섞인 그들의 음악은 자연스레 다양성을 품을 수 있었고, 평등의 상징으로 남을 수 있었습니다.

음악의 메시지 또한 다르지 않았습니다. 화합과 평등의 메시지를 강조한 'Everyday People', 흑백 갈등을 풍자한 'Don't Call My Nigger, Whitey', '모든 사람이 각자의 방식으로 빛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설파한 'Everybody Is a Star' 등의 노래들은 이들의 평등을 향한 메시지를 쉽게 읽을 수 있는 곡들입니다.

융합의 미학은 밴드 형태와 메시지뿐만이 아니라 사운드로도 나타났습니다. 흑인들이 주도한 소울 장르에 백인 밴드들이 이끌어가던 사이키델릭 록을 섞으며 사이키델릭 소울이라는 새로운 스타일을 세상에 내보인 것이죠. 이는 그 시대를 대표하는 사운드 중 하나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Sly & The Family Stone의 음악에 심취해 있던 재즈의 신화적 인물, Miles Davis가 이들의 혼합된 음악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Bitches Brew]라는 퓨전 재즈 명반을 탄생시켰다는 사실은 당시 이들의 음악이 얼마나 센세이셔널했는지 알 수 있는 일화입니다. 이는 Miles Davis가 그의 인터뷰에서 언급하며 알려졌습니다.

굉장한 음악적 영향력을 행사한 이들이지만, 여느 밴드들처럼 막대한 성공 이후 찾아오는 쇠락의 길은 피할 수 없었습니다. 팀 내의 갈등과 상업적인 압박, 그리고 Sly Stone의 약물 중독으로 인해 팀은 결국 해체 수순을 맞고, 다시는 전처럼 재기할 수 없었습니다.

캘리포니아 사운드의 설계자, Brian Wilson

1961년부터 시작된 The Beach Boys는 Brian Wilson이 직접 가족과 친구들을 모아 결성한 밴드였습니다. 그는 밴드 대부분의 곡을 작곡했고, 역시 밴드를 상징하는 인물이었습니다.

1960년대, 캘리포니아로 대표되는 미국 서부 지역은 본격적인 개발을 통해 미국 문화의 중심지로 자라나고 있었습니다. 마치 일본의 버블경제 시기에 도회적 낭만이 깃든 시티팝이 대두된 것처럼, 이 시기의 캘리포니아에는 꿈과 낭만, 젊음과 즐거움이 있는 서프 록이 이 지역을 상징하는 음악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있던 것이 바로 The Beach Boys였고요.

이들은 Chuck Berry의 원곡에 서프 무드를 더한 'Surfin' USA', 반짝이는 멜로디와 화음이 있는 'Wouldn't It Be Nice', 휴양지의 무드를 그대로 담은 'Kokomo' 등 수많은 히트곡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Brian Wilson은 복잡한 화음도 쉽게 풀어내는 특출한 화성적 이해도, 그리고 빼어난 작곡 능력을 바탕으로 밴드의 인기를 견인했습니다. 다양한 악기를 앨범에 수용하는 실험적인 면모 또한 놓치지 않았고요.

앞서 Sly and the Family Stone이 Miles Davis를 자극했다면, The Beach Boys는 동시대의 레전드 The Beatles와 서로 자극을 주고받으며 발전했습니다. The Beatles의 [Rubber Soul]에 영향을 받아 The Beach Boys가 [Pet Sounds]를, 또 이 [Pet Sounds]에 영향을 받아 The Beatles가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를 냈다는 일화는 이제 대중음악계에 널리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음악에 있어서 완벽주의와 천재성을 보여준 Brian Wilson이었지만, 이 계열 아티스트들이 흔히 그렇듯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피할 길이 없었습니다. 이는 약물 사용으로 이어졌고, 이후 시련의 시간은 필연이었지요. 하지만 아내 멜린다가 그의 매니저를 자처하고, 물심양면으로 케어한 끝에 수렁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두 아티스트 모두 빛나는 천재성을 기반으로 후세대에 영향력을 끼친 거물들이었지만, 오히려 그런 능력 때문에 삶에 굴곡이 있었고, 정신적인 고통도 있었습니다. 대중음악사에 영원히 이름을 남겼지만, 그들 삶에는 얼룩이 많았죠. 삶의 명과 암을 극명하게 보여준 Sly Stone과 Brian Wilson. 이제는 평안을 얻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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