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의 [꽃갈피 셋]을 채운 편곡자들
아이유의 [꽃갈피 셋], 그 편곡자들

국내 대중음악사에 길이 남은 명곡들을 아이유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시리즈, '꽃갈피'의 세 번째 챕터 [꽃갈피 셋]이 발매되었습니다. 지금은 리메이크 프로젝트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그 흐름의 시초에 '꽃갈피'가 있음을 부정할 수 없을 만큼 국내 음악 신에서 엄청난 파급력을 낳은 시리즈인데요. 더욱이 아이유라는 아티스트를 보다 더 너른 세대에게 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5월에 발매된 꽃갈피 세 번째 시리즈 [꽃갈피 셋] 역시 발매 직후 차트 줄 세우기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이 앨범을 빛낸 편곡자들의 리스트도 리스너들 사이에서 화제를 낳는 중입니다. 현시대 대중음악계를 빛내고 있는 [꽃갈피 셋]의 편곡진을 함께 알아볼까요?
이진아

박혜경 원곡의 '빨간 운동화'는 'K팝 스타 시즌 4'를 통해 이름을 알렸던 뮤지션 이진아가 편곡했습니다. 소녀 같은 맑은 음색과 통통 튀는 멜로디로 큰 사랑을 받았던 그인데요. 오디션 이후에는 안테나 뮤직에 소속되어 팝재즈 아티스트로서 제 실력을 꾸준히 키워나갔고, 시간이 흘러 정규 3집까지 발매할 만큼의 내공을 쌓은 뮤지션으로 성장했습니다. 특히나 2023년 발표했던 [도시의 속마음]은 더 폭넓어진 음악 세계를 인정받아 제21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팝 음반 부문을 수상했지요. '빨간 운동화'에서는 한 음 한 음의 틈에도 귀여운 사운드를 채워넣는 이진아의 편곡 센스를 느낄 수 있습니다.
연관 아티스트
서동환

버클리 음대 출신의 젊은 작곡가로 알려진 서동환은 정승환의 '안녕, 겨울'을 통해 데뷔했습니다. 특히나 피아노를 기반으로 한 웅장한 스케일의 곡에서 실력이 두드러지는 뮤지션인데요. '안녕, 겨울'을 계기로 안테나 뮤직에 영입돼 다양한 뮤지션의 음악에 참여했습니다. 무엇보다 절절한 발라드 장르를 다루는데 일가견이 있는 만큼, 작년에는 아이유의 'Love wins all'의 단독 작곡가로 크게 주목받았는데요. 이번 'Never Ending Story'에 이어 최근엔 NCT 도영의 솔로 앨범에도 참여하는 등 K팝 신에서 존재감을 한창 드러내고 있답니다.
연관 아티스트
구름

서태지의 '10월 4일'은 통기타 중심의 편곡이었다면, 아이유의 버전에서는 피아노로 신비감을 더했습니다. 이 곡은 바로 뮤지션 구름의 편곡을 거쳤습니다. 구름은 Bye Bye Badman, CHEEZE (치즈), The Volunteers (더 발룬티어스)까지 국내 인디 음악 신에서 큰 족적을 남긴 팀에서 활동한 뮤지션인데요. 백예린, 김뜻돌, 정우까지 여러 인디 뮤지션의 앨범에 참여하면서 프로듀싱 능력까지 인정을 받았습니다. 이에 더해 자신의 솔로 앨범도 높은 퀄리티로 완성하며 리스너들의 지지를 얻은 그는, 최근 Bye Bye Badman으로 아주 오랜만에 컴백해 초기 커리어로 회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연관 아티스트
SUMIN (수민), Slom

신선한 조합으로 이목을 끌었던 SUMIN (수민) & Slom 또한 [꽃갈피 셋]의 크레딧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R&B 신 뿐만 아니라 K팝 신에서도 종종 크레딧을 채우며 인지도를 쌓은 뮤지션 SUMIN (수민)과 힙합 팬들에게서는 믿고 듣는 프로듀서로서 명성이 자자한 Slom인데요. 이 둘은 두 장의 컬래버레이션 음반을 발표, 대중음악에서 가장 보편적인 테마인 '사랑'을 뻔하지 않게 풀어내는 음악성을 인정받았습니다. 특히나 'Last Scene (Feat. 원슈타인)'에서는 롤러코스터의 재지한 바이브를 감각적으로 살린 편곡이 특징인데요. 이 버전의 기타 연주엔 원곡자 롤러코스터의 이상순이 참여하며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연관 아티스트
Balming Tiger

신중현과 엽전들이 남긴 불후의 명곡 '미인'은 Balming Tiger의 손을 거쳤습니다. Balming Tiger는 자신들을 '얼터너티브 케이팝 그룹'으로 표방하는 팀인데요. '얼터너티브'라는 단어 안에 숨은 무궁무진한 음악 세계를 보여주면서 힙스터들의 힙스터로 떠올랐습니다. 특히 이들은 2023년 발표한 정규 1집 [January Never Dies]로 큰 반향을 이끌었고, 이젠 국내를 넘어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고 있는데요. '미인'에서는 당대에도 유니크한 존재였던 신중현과 이 시대를 대표하는 힙스터 Balming Tiger라는 두 아티스트의 교차점을 맛깔나게 녹여냈습니다.
연관 아티스트
제휘

아이유와 유독 연이 깊은 아티스트죠. 제휘는 '네모의 꿈'에 참여했습니다. 제휘는 2014년에 발표했던 아이유의 '나의 옛날이야기'를 통해 처음 아이유와 함께했고, 이후 '밤편지'와 '이 지금', '마음'까지 다양한 곡에 참여하며 팬들에게서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는데요. 아이유의 곡뿐 아니라, 아이유가 작사했던 정승환의 '눈사람'의 작곡가가 바로 제휘이기도 합니다. 제휘는 좋은 작곡가이자 좋은 보컬리스트이기도 한데요. 2018년 '나의 아저씨'의 'Dear Moon'을 시작으로 여러 드라마 OST에 참여해 다수의 팬을 모았고, 작년엔 오랜만에 싱글 'Night on earth'을 공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