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 어떤 영화가 주목 받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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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 어떤 영화가 주목 받았을까?

2025.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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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 어떤 영화가 주목받았을까?

영화 팬들 초미의 관심 속에 열린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 올해의 주요 부문은 어떤 작품에게 오스카 트로피가 돌아갔을까요? 주요작들을 관련 트랙들과 함께 살펴봅니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의 주인공

아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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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상식의 주인공은 영화 '아노라'를 감독한 션 베이커 감독이었습니다. 주요 부문들에 후보로 올랐을 때부터 화제를 모은 바 있는데요.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 부문에 후보로 올라 모든 부문에서 수상하는 기염을 토하며 굉장한 주목을 받았습니다.

션 베이커 감독과 '아노라'는 앞서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으며 영예를 누린 바 있는데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주요 트로피를 휩쓸었기 때문에, 작품의 완성도에 대해 더욱 공고한 인정을 받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작품상을 동시에 수상한 것은 이번이 역대 네 번째 사례라고 하네요.

션 베이커 감독은 꾸준히 미국 소외계층의 삶을 카메라에 담아온 감독입니다. '탠저린'에서는 실제 트랜스젠더를 주인공으로 세웠고, '플로리다 프로젝트'에서는 도시 속 빈민의 삶을 현실적으로 그리는 등 그만의 리얼리티로 아웃사이더의 삶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아노라'는 스트리퍼인 여주인공이 재벌 2세 남자 주인공과 결혼하며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을 다룬 영화입니다. 시놉시스만 봐도 감독의 '주변인 관찰자적'인 시선을 충분히 엿볼 수가 있습니다.

극의 오프닝 장면에 쓰인 음악은 Take That의 'Greatest Day'입니다. 오프닝뿐 아니라 극의 주요 장면에도 등장하는데요. Blondie의 1979년도 싱글 'Dreaming'과 t.A.T.u.의 2002년 작 'All the Things She Said'도 영화에 등장하는 만큼, 아직 '아노라'를 못 본 이들이라면 해당 트랙들을 예습하고 관람한다면 극의 감정을 더 크게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곡리스트 3

음악상 수상 + 에이드리언 브로디의 두 번째 남우주연상

브루탈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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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드리언 브로디는 과거 '피아니스트'를 통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는데요. 올해 '브루탈리스트'를 통해 또 한 번 해당 부문의 오스카 트로피를 가져갔습니다.

음악 팬으로서 눈에 띄는 점은, 이 영화가 아카데미 음악상도 수상했다는 것입니다. '브루탈리스트'의 음악은 Daniel Blumberg라는 영국 음악가가 담당했습니다.

영화가 한 이민자 예술가의 투쟁을 담아냈다면, Daniel Blumberg는 음악 작업을 통해 예술적 투쟁을 이어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는 녹음 장비를 들고 런던과 부다페스트, 뉴욕, 베를린, 파리, 그리고 이탈리아의 대리석 채석장을 돌면서 약 20명의 음악가와 협업하며 음악을 만들었습니다.

예술적인 강박과 함께 만든 곡의 음악들은 때로는 서늘하게, 때로는 따스하게 극의 이야기와 함께합니다. 영화를 보신 분들이라면, 해당 OST가 극의 분위기와 아주 내밀하게 연동한다는 것을 알고 계실 겁니다.

곡리스트 3

비영어권 영화의 최다 노미네이트

에밀리아 페레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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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가 부문은 프랑스의 명감독 자크 오디아르가 메가폰을 잡은 뮤지컬 영화, '에밀리아 페레즈'의 'El Mal'이 수상했습니다. 시상에는 The Rolling Stones의 보컬 Mick Jagger가 참여하며 의미를 더했습니다.

극의 배경이 되는 멕시코 사람들의 반발도 있었지만, '에밀리아 페레즈'는 주제가상 외에도 심사위원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또 한 번 국제적인 호평을 받는 데 성공했습니다. 후보로 선정됐을 때도 12개 부문(!)에 올라 화제였는데요. 이는 아카데미 시상식 역사상 비영어권 영화의 최다 노미네이트였습니다.

'El Mal'은 악, 또는 악행을 뜻하는 스페인어인데요. 여자로 다시 태어난 마약왕이 과거의 잘못에서 벗어나 잘못된 일들을 바로잡으려는 의지가 담긴 트랙입니다. 다른 트랙 'Mi Camino' 역시 주제가상 후보에 오른 트랙이니, 함께 감상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곡리스트 2

본상 후보에는 올랐지만…

서브스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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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내에서도 많은 영화 팬들을 자극했던 서브스턴스는 분장상을 수상했습니다. 작품상과 감독상, 여우주연상 등 주요 부문에도 후보로 올랐지만 본상 수상은 불발로 그친 것인데요. 특히 극에서 인생 연기를 보여줬던 데미 무어가 여우주연상 수상에 실패한 것은 이번 아카데미의 이변이었습니다.

전체 수상작의 OST는 아래 플레이리스트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