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철수 [Fly Again] 발매 기념 인터뷰 & 비하인드 스토리
배철수 [Fly Again] 발매 기념 인터뷰 & 비하인드 스토리
2025년 3월 4일, 배철수의 40년 만의 신보 [Fly Again]이 발매되었습니다.
타이틀 곡 '이어도 (파랑도)'는 우리가 꿈꾸는 이상향을 그린 곡으로, 현실의 갈등과 안타까운 상황 속에서 전설 속의 섬 '이어도'로 향하는 희망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전쟁과 다툼이 없고 오직 사랑과 평화만이 있는 세상에 대한 염원을 담아, 우리 모두가 그곳으로 날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곡입니다.
또한 곧 다가올 '배철수의 음악캠프' 35주년을 기념하며, 그동안 함께해 주신 청취자 여러분께 드리는 선물 같은 앨범이기도 합니다. 특히 이번 앨범에는 그동안의 음악 여정을 되돌아보며 담아낸 이야기가 가득한데요. 궁금해하실 여러분을 위해 특별히 작업 비하인드 인터뷰와 앨범 제작 현장 사진을 준비했습니다! 함께 만나보실까요?
배철수 [Fly Again]
40년 만에 돌아온 배철수의 소리 공명
자신에게 생명의 터전이라 할 음악 실연(實演)과 그는 오랫동안 절연했다. 엄연히 라디오 디스크자키일 따름이지, 뮤지션 혹은 밴드의 일원이라는 자기소개는 애써 사양해 왔다. TV라는 주류와 제도에 록의 안착을 일궈낸 성과보다는 곡의 완성도와 앨범 예술성 제고를 위해 흘린 비지땀과 산고(産苦)가 늘 '무섭게' 아른거렸다. 그럼에도 그는 끝내는 다시 감당할 수밖에 없는 음악가의 숙명을 기억했고 긴 방송활동 속에서 음악과 그 드러냄의 관계를 되묻고 새기면서 '표현이 재밌을' 나날을 기다렸다.
구창모와 재결집해 엮어낸 2022년부터의 송골매 콘서트는 음악 하는 것에 용기를 부채질했고 나이 앞에 담과 벽이 있을 리 없음을 일깨웠다. 돌아온 배철수의 이 앨범에는 통상적인 정상 등극, 수상, 흥행 성공에의 욕망이 붙어있지 않다. 활주로와 송골매 시절 연주하고 노래했던 로큰롤과 그에 의한 음악 정체성을 재현하고 싶었을 뿐이다. 40년이 흘렀어도 역시 그는 '스트레이트 로큰롤' 순혈주의자이며 이에 관한 한 독창적 영역을 확보한 아이콘임을 다시금 절감한다. 시작점인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를 비롯해 '처음부터 사랑했네', '길지 않은 시간이었네', '한줄기 빛'은 여전히 호기롭고 특히 '세상만사'의 보컬은 명경의 특급이다. 놀랍다.
그는 로큰롤 영혼에 다시금 힘과 자유를 부여했다. 나이와 로큰롤의 대면을 이끈 것에, 가슴 밑바닥에 묻은 감정을 마침내 환기시킨 것에 자긍한다. 송골매, 로큰롤, 배철수의 재맥락화이자 후배와 후대를 향한 소박한 복창(復唱)이자 은근한 플러팅! 앨범은 그러면서 '라디오 전파의 영웅'인 동시에 '멋진 로큰롤 어른'이라는 인식 추가를 요청한다. 수긍할 게 생각보다 많다.
임진모 (음악평론가)
[Fly Again] 발매 기념 인터뷰
Q&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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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멜론 유저분들께 간단한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배철수입니다. 이렇게 의외의 곳에서 여러분을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젊은 분들께서는 저를 뮤지션보다는 디스크자키나 방송 진행자로 더 잘 알고 계실 텐데, 사실 저는 원래 음악을 하던 사람입니다. 오랜만에 앨범을 발표하게 되었고, 솔로 앨범으로는 1985년 이후 40년 만에 두 번째 앨범을 발매하게 되었네요. 송골매로는 1990년에 9집 앨범을 발표했으니, 35년 만에 새로운 앨범을 내게 된 셈이고요. 아마도 이번 앨범이 제 마지막 앨범이 되지 아닐까 싶습니다.

Q&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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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만에 새 앨범이 나왔어요. 그런데 송골매 앨범이 아니라 배철수 솔로 앨범이에요.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계기라기보다는, 제가 음악을 시작했던 초창기에는 우리나라의 레코딩 수준이 외국 음반과 많이 차이가 났습니다. 그 당시, 외국 락밴드 음악을 많이 들었는데, 그 음악에 비해 '왜 우리는 사운드가 이 정도밖에 안 될까?' 하는 불만이 많았죠. 그때 우리는 학생 밴드였고, 우리의 의견을 잘 반영할 수 없었기 때문에 사운드나 음질에 아쉬운 점이 많았습니다. 시간이 많이 지나고, 제 음악 생활을 정리하는 의미로, 그때의 음악들을 더 좋은 사운드로 다시 녹음하고 싶은 열망이 가장 컸습니다. 또한, 제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도 곧 35주년을 맞이하는데, 그동안 함께해주신 청취자분들께 기념이 될 만한 선물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합쳐져 이번 앨범을 발매하게 되었습니다.
Q&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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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재녹음을 해야겠다고 결심하셨나요?
작년까지 구창모 씨와 송골매 공연을 했어요. 2020년에 처음 송골매 '열망' 공연을 했고, 2024년에 '열망 두 번째-늘봄' 공연을 진행했는데, 그 두 공연 사이에 힘이나 에너지 같은 것이 매년 달라진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쉽게 말해, 시간이 지날수록 체력이 한 해 한 해 다르다는 걸 느꼈고, 이제 더 이상 늦으면 노래를 부르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작년에 공연을 하면서, 녹음을 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됐습니다.


Q&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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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타이틀 곡 '이어도 (파랑도)'는 어떤 곡인가요? 그리고 다른 히트곡이 많은데, 이 곡을 타이틀로 선정한 이유가 궁금해요.
다른 곡들은 이미 잘 알려진 곡들이고, 이 곡이 가장 새롭게 느껴질 것 같았어요. 그리고 요즘 우리 주변의 환경은 너무 답답하고, 특히 젊은 세대는 더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잖아요. 그래서 예전부터 전설로 내려오던 희망의 섬 '이어도'를 주제로 노래를 만들어보면 의미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우리 마음속에서도 힘들 때마다 갈 수 있고 기댈 수 있는 '이어도' 같은 섬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Q&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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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앨범 수록곡들은 어떤 기준으로 선곡 되었나요?
활주로 앨범과 송골매 1, 2, 3집에 수록된 초기 곡들을 중심으로 선곡했습니다.
Q&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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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재킷 사진을 직접 촬영하지 않고 일러스트로 디자인했어요. 뮤직비디오 또한 애니메이션 형식으로 제작되었는데, 이런 선택을 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나이가 들수록 제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는 것이 그리 즐겁지 않더군요. 그리고 이미 제 얼굴은 인터넷에 너무 많이 돌아다니고 있기에, 굳이 앨범에까지 얼굴을 크게 담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Q&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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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이라는 긴 시간이 흐르면서 음악적 변화나 본인에게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노래 실력이 늘었다는 이야기도 들리던데요.
에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 (웃음) 40년 전에는 제가 음악을 잘한다고 생각했었고, 지금은 제 음악 수준이 정말 형편없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많은 부분에서 부족함을 새삼 깨달으며 녹음을 진행했습니다.
Q&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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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스튜디오 작업을 하셨는데, 힘들었던 점은 없었나요?
40년 전과 많이 달라져서 적응하는 데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기술적인 메커니즘이 바뀌었어도 연주하고 노래하는 '본질'은 변하지 않으니까, 크게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Q&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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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앨범은 배철수 씨 본인에게 어떤 의미를 가진 작업이었나요?
좀 거창하게 말하자면, 고등학교 때부터 기타를 치기 시작했고, 대학에서 스쿨밴드를 하며 가요제에도 나가고, 음반도 내고… 거의 평생을 음악과 함께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이번 앨범은 제 음악 인생을 정리하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Q&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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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35주년을 맞이하는데요. DJ로서의 경험이 음악을 다시 시작하고, 재녹음 작업을 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시나요?
35년 동안 전 세계에서 가장 재능 있고 뛰어난 음악가들의 음악을 계속 들었기 때문에, '내 음악은 정말 보잘것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뭐랄까, 그만큼 겸손함을 느끼게 된 거죠. 세월이 흐를수록 점점 더 '나는 별거 아니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어쨌든,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한, 열심히 작업했습니다. '최선을 다했다'고 말하면 건방진 얘기고, 그저 '열심히' 만들었습니다. 요즘 음악들이 많이 규격화되는 상황에서, 이렇게 날 것의 음악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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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나 방송 출연 계획이 있으실까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죠. 다만, 이번 앨범은 음반 판매나 큰 히트를 목표로 한 음악이 아니기 때문에, 특별한 홍보 계획은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Q&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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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리스너와 팬분들께도 한 마디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여유가 있으시면 이런 음악도 있다는 걸 한 번 들어봐 주세요. 아주 기본적인 악기만으로 생생한 음악을 전달하고자 열심히 녹음했습니다. 시간 되시면 꼭 한번 들어봐 주세요. 시간이 안 돼도 조금 시간을 내셔서 들어봐 주시면 ... (웃음)
배철수 '이어도'
To Mel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