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Jeans의 'Cool With You + Get Up' 뮤직비디오가 공개된 건 어느 자정이었고, 늦은 시간임에도 순식간에 많은 감상들이 오갔다. 그날 그 뮤직비디오를 본 이들은 쉽게 잠들지 못했다. 누군가는 추억에 젖었고, 누군가는 사랑을 생각했다.
혹자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뮤직비디오는 참 오랜만이라 반갑다'고 했다. 많은 이들이 동감했다. 그저 각자의 생각과 해석에 자유로이 맡기는 것도 좋지만, 어느 정도는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감독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참지 못하고 많은 이야기들을 멜론이 직접 물어보았다.
Q&A
'Cool With You + Get Up' 뮤직비디오의 내용에 대해 감독님이 간단히 설명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
'Cool With You'는 뮤직비디오지만 퍼포먼스보다 내러티브 중심의 작품이고,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에서 촬영했습니다. 이는 그리스 신화인 '프시케와 에로스'의 에피소드를 현대적으로 각색한 것으로 정호연 배우가 신의 지위를 버리고 사랑을 택하는 에로스 역할로 분합니다. 그렇게 인간으로 살아가는 그녀에게 아프로디테가 등장해 사랑을 앗아갑니다.
Q&A
말해주신 것처럼 에로스와 프시케 신화를 모티프로 현대적으로 각색하셨는데, 많은 신화 중 이 이야기를 선택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10년 전쯤 제 단편영화가 영화제에 초청되어 파리에 간 적이 있습니다. 제 영화의 상영이 없던 날, 무료해서 계획에도 없던 루브르 박물관에 가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미술관을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닌지라 모나리자고 뭐고 대충 보고 휙휙 지나쳤는데, 어떤 그림 앞에 한참을 멈추어 서 있었습니다. 그 그림이 바로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프랑수아 에두아르 피코의 '프시케를 떠나는 에로스'입니다. 그 후로 잊고 지냈는데 'Cool With You'를 듣고 갑자기 그 그림이 떠올라 시나리오의 단초가 되었습니다.
Q&A
에로스가 사랑에 빠지고, 거울에 비치지 않는 자신을 보며 인간이 되기를 선택하고 또 나중에 인간이 된 후에는 거울에도 비치지 않던 그녀가 화폭에까지 담겨있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번 뮤직비디오 스토리 연출에서 감독님이 특별히 신경 썼던 부분이나 드러났으면 하는 포인트가 있었을까요?
'Ditto' 작업 때부터 '영화가 소설이라면 뮤직비디오는 시에 가깝지 않을까'하고 접근했습니다. 단순히 러닝타임이 짧기 때문만이 아니라 다른 매체보다 재관람의 기회가 많은 것이 뮤직비디오라는 점을 고려했습니다. 관객이 재차 볼 때마다 새로운 감상을 발견하게 되었으면 했고, 그래서 숨겨둔 메시지라던가 복선 같은 것을 배치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Cool With You'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 보았을 때보다 극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보신다면 새롭게 보이는 지점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Q&A
'Cool With You'는 정말 볼 때마다 새롭게 보이는 점들이 있어서 더 흥미로운 뮤직비디오인 것 같더라고요. 그렇다면 'Cool With You' 뮤직비디오에서 가장 주목해 줬으면 하는 부분이 있을까요?
정호연 배우가 연기한 에로스의 감정 변화에 집중해서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사를 어떻게 해석해 활용했는지를 눈여겨보시면 또 하나의 재미있는 관점이 될 것 같습니다.
Q&A
'Ditto' 때처럼 이번에도 Side A, B로 파트를 나누어 작업하셨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Ditto' 때에는 분명한 의도가 있었습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하나의 이야기를 희망 편, 절망 편으로 나누어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였습니다. 반면, 'Cool With You'는 그냥 노래가 너무 짧아서 그랬습니다. 뭔가 그럴싸하게 지어내고 싶지만 쉽지 않네요. (웃음)
Q&A
'Cool With You'를 Side B에서 'Get Up'과 함께 엮은 이유가 있을까요?
마지막 씬에서 신의 지위를 버리고 인간이 된 에로스가 NewJeans를 마주합니다. 그때 들려오는 음악이 'Get Up'이죠. 하지만 그녀는 모든 것을 잃었음에도 과거를 뒤로하고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해 다시 발을 내딛습니다. 미련을 버리고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는 씬인데 'Get Up'이라는 곡의 가사가 적절한 역할을 하리라 생각했습니다.
Q&A
가사에 대한 부분도 군데군데 많이 묻어있었군요! 정말 흥미롭습니다. 그리고 또 흥미로웠던 점이 'Ditto', 'OMG' 때와 같이 이번에도 NewJeans 멤버들이 스토리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는 점이었습니다. 멤버들은 아프로디테와 에로스 둘 중 누구의 편에 서 있는 건 아니고 지켜보는 자의 입장인 건가요? NewJeans 멤버들을 스토리의 중심에 넣지 않고 그렇게 설정한 이유가 있을까요?
'이쯤에서 정말로 너는 어떤 결말로 가려 해' 이 가사가 NewJeans 멤버들의 역할을 결정지었습니다. 그들은 에로스의 사랑을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봅니다. 노래를 돋보이게 하려면 NewJeans 멤버들을 관찰자의 입장으로 배치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Q&A
'Cool With You'와 'ETA' 모두 스페인에서 찍었다고 들었는데 해외 로케를 선택하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Cool With You'의 경우 기존의 그리스 신화를 각색하는 과정에서 인종과 성별, 역할을 역전시켜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럽에서 촬영을 해야만 했고 해외 로케 촬영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로 인한 촬영 여건상 'ETA'도 해외에서 벌어지는 사건으로 가닥을 잡게 되었습니다.
Q&A
섭외 비하인드를 여쭤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정호연 배우의 출연이 정말 반가웠는데요. 특히 MV 초반에 정호연 배우의 워킹으로 연출된 부분이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정호연 배우와의 촬영은 어떠셨나요?
정호연 배우는 이전에 짧게나마 함께 작업을 한 적이 있어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Ditto', 'OMG'가 해외에서 예상보다 좋은 성적을 거둔 터라 국제적인 인지도를 가진 정호연 배우가 합류한다면 더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또 구상 단계부터 정호연 배우를 에로스로 상정하고 써 내려간 시나리오라서 그녀가 아니었다면 이 역할은 누구도 소화할 수 없었을 겁니다. 짧은 러닝타임 안에서 관객을 설득하려면 정호연 배우가 가진 여러 면들을 활용해 설계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정호연 배우는 그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200% 해냈습니다.
인간이 아닌 캐릭터가 설득력을 갖도록 표현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좋은 배우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번 촬영을 진행하는 동안 작업에 임하는 태도와 집중력에 스태프들 모두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워낙 급하게 진행된 프로젝트인지라 정호연 배우가 해석한 캐릭터와 그녀가 만들어 간 디테일에 의존한 부분이 많습니다. 작품을 보신 분들은 느끼셨겠지만, 저는 정말 운이 좋은 감독인 것 같습니다.
Q&A
정호연 배우만으로도 놀랐는데 양조위 배우라니! 마지막에 양조위 배우가 등장했을 때엔 눈을 의심하며 재생 바를 앞으로 다시 돌려봤답니다. 대체 어떤 과정으로 그를 실제 촬영장까지 모실 수 있었던 건지 궁금합니다. (무려 개런티를 안 받고 한국 팬들에 대한 선물이라며 출연해 주셨다고...)
양조위 배우는 지금 돌이켜 보아도 함께 작업한 것이 실감이 나질 않습니다. 사실 제게 감독의 꿈을 갖게 만든 작품이 '화양연화'인데 함께 작업을 했다는 것이 아직도 믿을 수 없습니다. 그가 맡은 아프로디테 역은 갑작스럽게 등장하지만 강력한 존재감을 가져야만 했고 그만한 인물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Ditto', 'OMG' 등의 연출작과 시나리오, 콘티와 함께 직접 쓴 편지를 전달했습니다.
아마도 태어나서 남자에게 편지를 써본 것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이를 성사하기 위한 민희진 대표의 노력으로 양조위 배우는 다행히 분량에 상관없이 매력적인 캐릭터라며 흔쾌히 출연을 결정해 주었습니다. 그 후 도쿄에서 만나 촬영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Q&A
양조위 배우가 이런 해외 가수의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건 처음인 듯한데, 감독님과 함께한 양조위 배우는 어떤 분이었나요?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그는 전달받은 시나리오를 읽고, '중경삼림'의 아트디렉터와 함께 캐릭터를 분석하고 연구해 백발이라는 콘셉트와 의상까지 스스로 준비해 나타났습니다. 촬영 전 먼저 미팅을 제안하고 매니저도 없이 조용히 걸어 들어오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분량과 상관없이 역할이 마음에 든다는 이유만으로 노개런티로 출연을 감행하고 이에 대한 철저한 준비를 거치는 직업적 태도를 보고 '이것이 배우구나'라는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촬영 후 가편집본을 보내 그의 의견을 물을 부분이 있었는데 '좋은 작품이다. 감독님의 작품이니 당신이 좋은 방향으로 결정해달라'는 답을 받아 감동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양조위 배우의 말처럼 '인연이 닿았다'면 이 인연이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Q&A
이번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면서 가장 신경 썼던 점은 어떤 부분일까요?
NewJeans 멤버들의 역할과 비중 분배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사실 멤버들의 역할을 조연으로 두었기에 이에 대한 비판이 있을 것은 각오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EP는 모든 트랙의 뮤직비디오가 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모두 NewJeans 멤버들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한 트랙 정도는 멤버들보다 곡에 집중하여 다른 색깔을 가지는 것이 구성적으로 좋지 않을까, 그것이 뮤직비디오 본연의 목적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Q&A
NewJeans 멤버들의 모습을 많이 만날 수 있는 퍼포먼스 버전 뮤직비디오도 따로 공개가 되었더라고요.
저희가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다 보니 안무를 보고자 하는 팬들을 위해 따로 퍼포먼스 버전을 내놓으려 합니다. 'OMG'의 경우에는 'banheesoo'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된 것까지 총 4개의 퍼포먼스 버전이 존재합니다.
'Cool With You'의 경우 곡이나 안무의 분위기를 고려해 탑 라이트를 설치했는데, 멤버들의 얼굴에 그늘이 질 수밖에 없어 기존의 아이돌 뮤직비디오에서는 하기 힘든 선택입니다. 이러한 시도를 수용해 준 제작자와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입니다.
Q&A
늘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하는 뮤직비디오를 제작하시는 것 같아요. 이번 'Cool With You' 뮤직비디오를 통해 감독님이 말하고 싶던 것은 무엇인가요?
사랑.
Q&A
'Cool With You' 뮤직비디오와 관련하여 특별히 기억에 남는 점이 있으신가요?
'Cool With You' 뮤직비디오가 공개된 후 '왜 아이돌로 예술을 하려고 하느냐'라는 댓글을 보았습니다. 이는 'Ditto'를 내놓았을 때도 보았던 이야기입니다. 뮤직비디오는 수많은 사람들의 재능을 모아 치열한 고민과 노력을 통해 만들어지는 작품입니다. 그렇게 만들어지는 아이돌 산업의 모든 음악과 영상 등의 결과물은 대중예술의 영역에 있습니다.
언젠가 다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했던 이야기로 그 댓글에 대한 답을 대신하고 싶습니다.
'뮤직비디오는 작품인가? 상품인가? 감독의 역할은 무엇인가? 뮤직비디오를 작품으로 보지 않는다면 음악을 팔기 위한 포장지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셈이다.'
에디터 | 이한솔
EVENT
신우석 감독 인터뷰 2편 댓글 이벤트
뉴진스 'Cool With You + Get Up' MV 비하인드 읽고 댓글로 감상평을 남기면 선물을 드려요!
이벤트
참여기간
2023.08.04 ~ 2023.08.17
당첨발표
2023.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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